법 구 경

「법구경」은 아마도 불교경전 중에서 세계에 가장 널리 아려진 경전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내용이 쉽고 간결하며 아름답고도 담박한 시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구 세계나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법구경」은 주로 팔리어에서 번역된 것으로, 원어로는 담마파다, 즉 ‘진리의 길’입니다.

제 18 장 더러움

1. 넌 이제 시든 낙엽이다. 염라대왕의 사자는 이미 네 곁에 와 있다. 너는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런데 네겐 노자마저 없구나.

2. 스스로 피난처를 만들라. 서둘러라, 현명하라, 더러움을 털고 죄에서 벗어나면, 하늘[나라] 거룩한 땅으로 올라가리라.

3. 이제 죽을 때가 가까웠고 염라대왕 앞에 가까이에 와 있다. 도중에는 쉴 집도 없는데, 노자마져 없구나.

4. 스스로 피난처를 만들라. 서둘러라, 현명하라, 더러움을 털고 죄로부터 벗어나면, 다시 삶과 늙음이 없으리라.

5. 마치 대장장이가 은의 [불순물을 제거하듯] 슬기로운 이는 차례로 서서히 자기 더러움을 제거해야 하리라.

6. 쇠에서 생긴 녹이 쇠에서 생겨 쇠를 먹어 들어가듯, 방종한 자는 자기행위 때문에 지옥으로 끌려간다.

7. 경을 읽지 않음은 성전의 더러움이요, 수리하지 않음은 집의 더러움이요, 게으름은 아름다움의 더러움이요, 방종은 계를 지키는 자의 더러움이다.

8. 부정한 행위는 부인의 더러움이요, 인색한 것은 보시자의 더러움이요, 참으로 악덕은 이 세상과 저 세상의 더러움이다.

9. 그러나 이런 더러움 가운데서도 가장 큰 더러움은 무명(진리에 대한 무지)이다. 수도승들이여, 이 더러움을 씻어 버림으로써 더러움이 없는 이가 되라.

10. 수치를 모르고, 낯 두껍고, 뻔뻔스럽고, 미욱하고, 무모하며 더러운 사람에게는 인생은 살기 쉽다.

11. 수치를 알고 언제나 깨끗함을 구하고, 겸손하고, 조초롭게 사는 식견이 있는 이에겐 인생은 살기 힘들다.

12. 산 것을 죽이고, 거짓을 말하고, 이 생에서 주어지지도 않는 것을 취하고, 남의 아내를 범하고.

13. 스라술 메라야술에 빠져버린 사람은, 바로 이 세상에서 자신의 뿌리를 파고 있는 셈.

14. 오 사람들이여! 이와 같이 알아 두라. '자제가 없음은 악덕이다'라고. 탐욕과 불법으로 길이 고통을 받지 말라.

15. 사람은 믿는 바를 따르고 좋아하는 것을 따라 보시한다. 남이 얻은 음식에 불만을 품으면 밤낮으로 안정을 얻지 못한다.

16. 만일 이것을 끊고 뿌리째 없앤 사람은 밤낮 마음의 안정을 누린다.

17. 탐욕처럼 심한 불길은 없고, 노여움처럼 심한 포수도 없고, 미만에 비할 그물도 없고, 욕망과 같은 거센 물결도 없다.

18. 남의 허물은 들보 같아 눈에 띄지만 자기 [허물은] 티끌 같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남의 허물은 겨처럼 까부러 흩어버리지만 자기 허물은 마치 도박꾼이 이롭지 않은 패를 감추듯 감춘다.

19. 남의 허물을 찾아내어 항상 나무라는 생각을 품은 사람은, 그 번뇌가 자란다. 없애기는 고사하고 불어가기만 한다.

20. 허공에는 길이 없고 불교 아닌 외도에는 수도자가 없다. 대중은 희망을 즐거워 하지만 진리를 터득한 부처님에게는 허망이 없다.

21. 허공에는 길이 없고, 불교 아닌 외도에는 수도자가 없다. 현상계에는 영원한 것이 없으며, 깨달은 사람(여러 부처)에겐 동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