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10 14:00
달라이라마, 대만서 태풍 희생자 추모 법회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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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대만 방문 … 1만7천여 명 법회 동참
대만 정부 “인도주의적 방문” 중국 달래기


지난달 대만을 강타한 최악의 태풍 모라꼿으로 숨진 745명의 넋을 달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가 9월 1일 남부 카오슝의 한 경기장에서 모라꼿 희생자들을 위한 법회를 봉행했다.

달라이라마의 이번 방문에 대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대만과 중국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만 정부도 “달라이라마의 방문은 야당 측의 초청에 의한 것이며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달라이라마 측 역시 이번 방문이 인도적 차원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며 티베트 문제 등에 관한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있다.

8월 30일 대만에 도착한 달라이라마는 다음날인 31일 곧바로 수해 현장을 방문, 대규모 산사태가 난 마을에서 위로 법회를 봉행했다. 9월 1일 카오슝에서 봉행된 희생자 추모 법회에는 1만70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법회는 9월 1일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으나 선착순 입장이었던 까닭에 시민들은 하루 전인 31일 오전부터 경기장 앞에 길게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렸다. 달라이라마의 도착을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은 옴마니반메훔을 합송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법회에서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미있는 무엇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대만 방문 목적을 밝힌 달라이라마는 “모든 불교도는 태풍의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을 위해 자비의 마음을 내고 기도해야 하며, 그들을 돕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달라이라마는 “우리가 함께 모여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 힘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며 특별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희망과 자신감을 잃지 않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달라이라마의 방문을 환영하는 대만 불자들.

‘인도주의’를 강조한 달라이라마는 대만 방문 기간 동안 희생자들을 살펴보고 그들을 위로하는 일에 주력했지만 모든 대만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일부 정당 소속 당원들과 불교 단체 관계자 등은 달라이라마가 묵고 있는 호텔과 법회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달라이라마를 향해 ‘분리주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달라이라마가 붓다의 참뜻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전단을 돌리기도 했다.

대만 정부도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듯 달라이라마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라이라마 방문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인 대만 여당 국민당의 창룽쿵 사무차장은 달라이라마 방문에 앞서 중국 정부에 방문 허가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절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달라이라마 측도 이런 대만의 입장을 고려한 듯 티베트 문제 등 정치적인 발언은 삼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만 정부가 언론과의 인터뷰나 대중 연설, 정치지도자들과의 면담 등을 삼가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으나 대만 정부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달라이라마의 일정은 스스로 정할 것이며 대만 정부는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달라이라마가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로 주최측을 곤란하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달라이라마의 행보에 대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 측은 이번에도 달라이라마의 대만 방문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공들여온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위기로 몰고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달라이라마 방문 다음 날인 8월 31일 중국은 자국과 대만을 잇는 양안간 항공편 정규 노선운항을 예정대로 재개했다. 양안 간 정규직항 노선이 열린 것은 60여년 만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2009년 09월 08일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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